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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원 기획전시실 - 윤은숙 초대전 '너머깃든'

등록일 : 2019-12-12 조회수 : 11 작성자 : 부산예총
파일첨부 : FileAttach 윤은숙2019_포스터02.jpg ( 1 MB / Download: 0)

1. 개요


윤은숙 초대전 - 너머깃든

일 자 : 2019. 12. 14.() ~ 12. 29.() 09:00~17:00, 월요일 및 성탄절 휴관

장 소 : 민주공원 기획전시실

주 최 :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주 관 : 민주공원

문 의 : 051-790-7412

내 용 : 다양한 감정과 가치를 자연에 투영하여 인간과 결합시킨 윤은숙 작

가의 17번째 개인전

 

2. 전시서문

 

은세계의 깃, ,

윤은숙 개인전 <너머 깃든>

 

신용철 (민주공원 큐레이터)

 

“191023_반찬점 / 가지 가지 많은 날엔 가지를 다듬어. 가지 콧등 내음이 잠을 깨울 거야. 가지를 가지 가지 나누다 보면 머리가 말끔해지지. 참기름은 두르는 거야. 참기름 두른 가지 가지는 별빛을 두른 고래처럼 빛이 나. 이제 간장으로 간을 맞추어야지. 다진 마늘 내음이 바람에 스치우지? . 오늘은 깨가 없구나. 그렇다면 꾀를 내어야겠어. 오늘 반찬점은 꾀를 내는 것으로 마무리. 이제 반찬으로 점을 치고 있어. 나는 점성술사랑 연금술사랑 마법사랑 닮아 가고 있어. 인샬라~ 아미타불~ 아멘~” (글쓴이의 페이스북 201910월 타임라인 참조)


반찬을 하지 않은 날은 꿀꿀하다. 부엌에 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부엌에 가지 않은 날은 새벽시장에 가지 않은 날이다. 새벽에 숲에 가지 않은 날은 새벽시장에 가지 않은 날이다. 화가는 그림을 그리고 나는 글을 쓴다. 글 쓰는 나는 숲길걷기-새벽장보기-반찬만들기-글쓰기로 이루어져 있다. 숲길, 새벽, 반찬, 글은 온몸으로 만나는 시간이고 공간이고 재료들이다. 발로 쓰고 손으로 쓰고 때론 숨결로 쓴다. 글쓰는 일은 갖가지 몸들이 세상의 몸들과 만나 빚어내는 반찬이다. 우리의 아궁이는 이어져 있다.


은세계의 인류학


은세계라 부르고 싶었다. 1970년에 태어나 1989년 미술대학을 가고, 졸업 후 1997년에 첫 개인전을 열고, 살림을 차려 아이를 키우다가, 다시 2007년 두 번째 개인전을 열며 짬짬이 열여섯 번 개인전을 치른 쉰 살의 작가. 간간이 붓을 놓을 수밖에 없던 때도 있었겠지만 삼십 년을 끊임없이 그려온 작가의 여정에 제 이름자 하나를 담아 은세계라고 부르고 싶었다.


예술가는 세상의 틈을 보는 이다. 낯선 눈으로 바라보고 날선 말로 그려내는 이다. 틈 사이를 얼기설기 엮어 그물을 짜는 이다. 그들이 세상에 던진 그물 사이로 세계의 낯선 꼴이 몸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리하여 예술가는 세계를 만드는 이다. ‘은세계는 작가 윤은숙이 제 온몸을 던져 30년 동안 쌓아놓은 제 아궁이이다. 아궁이를 들여다본다. 아궁이는 흙과 불과 바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대목에서 펑크(funk) 그룹 ‘Earth, Wind & Fire’ 형아들이 부른 'September‘를 잠깐 들으며 아궁이 바다로 풍덩~~~. 윤은숙이라는 집은 아궁이-고래-굴뚝으로 이어지는 미적 고리를 거쳐 드러나는 세계이다. 출렁이는 굴뚝과 일렁이는 고래와 꿈틀거리는 아궁이가 따로 또 같이 빚어내는 목숨이다.


출렁이는 깃 : ‘없음의 있음


은세계에서 굴뚝으로 피워 올리는 꼴들은 갖가지다. 나무, , , 길의 형상들. , 바람의 기운들. 그 사이에 가로놓인 사람들. 생활의 언저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익숙한 형상, 기운, 사람을 고요히 들여다보는 시간이 오래도록 이어졌다. 형상의 거죽 보다는 뼈를 가만히 만져보고, 기운들이 움직이는 길에 몸을 실어 보았고, 거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쓰다듬어 보았다. 형상, 기운, 사람이 만나 빚어내는 꼴들을 오래도록 지켜보고 있었다. 현재에는 과거가 깃들어 있다. 과거에 잊었거나 잊으려고 했거나 잊었다고 여겼던 것들이 현재라는 시간의 굴레 위에서 되살아났다. 2007년 두 번째 개인전부터 2010년 세 번째 개인전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주제들은 생활세계의 질료들을 낯선 눈으로 가다듬어 보고 알아차리는 여정을 담고 있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숨어 있던 것들이 드러나고, 없던 것들이 나타나는 순간, 세상은 이제 예술세계 안으로 들어온다.


일렁이는 꿈 : ‘없음의 찾음


왜 피어오르는지 알 수 없었다. 어디서부터 피어오르는지 알 수 없었다. 궁금했다. 눈을 내 안으로 돌려 내 안의 소리를 듣고 싶었다. 내 안의 소리를 들으려 하자 내 바깥의 소리가 함께 울리고 있었다. 나를 사이에 두고 안과 밖의 소리가 어렴풋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 볼 수 있었다. 몸을 던져, 보이지 않고 알 수 없고 어디로 이어져 있는지도 모르는 고래 속 길을 더듬어 보았다. 처음 만나는 낯선 결과 깔을 그려내고 싶었다. 그림의 꼴을 뚜렷이 그리기 보다는 그림의 결을 살리고 깔을 입히며 내 소리의 길을 찾고 싶었다. 2011년부터 2013년 동안 작가는 나뭇잎에 물감을 묻혀서 색을 칠하거나 물감을 흘려보며 결과 깔을 찾아보려 했다. 나뭇잎에 물감을 묻혀 흩뿌리는 작업은 붓에 물감을 묻혀 칠하는 행위와는 사뭇 다르다. 나뭇잎은 그리는 이와 한 몸이 되어 움직인다. 생각한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이 그림틀에 그려낸다. 무의식의 마음이 예술세계의 몸을 직조한다. 삶 또한 그렇지 아니한가. 생활세계의 질료가 예술세계 안으로 들어와 세계의 목숨으로서 제 몸매를 갖추어가는 과정은 놀랍다.


꿈틀거리는 틀 : ‘없음의 자리


아궁이는 본디 그 자리에 있었다. 아궁이는 본디 이야기를 품고 있다. 본디 이야기는 본풀이이다. 본풀이는 이야기의 이야기이다. 이야기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밝히는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바닥, 이야기의 바다, 이야기의 바탕에 도사리고 있다. 전라남도 바닷가에서는 바다를 바닥이라 한다. 이야기를 사이에 두고 바닥, 바다, 바탕을 하나의 말이라고 우기고 싶다. 태초에 이야기가 있었다. 이야기는 세계의 바탕이다. 이야기로 말미암아 세계가 있다. 은세계는 예술세계에서 잊혀졌거나, 짐짓 모른 체 했거나, 일부러 따돌렸던 세계를 불러내었다. 바닥에 도사리고 있었으나 숨죽이고 있었던 세계, 꿈틀거리는 꿈의 틀을 불러낸 것이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예술창작공간의 미술기획자로 잠깐 일을 하던 시기를 거쳐, 작가는 바닥의 바탕을 치고 은세계의 형상과 기운과 사람들을 쏟아내고 있다. 형상들은 결을 갖추고 있고, 기운은 장단을 타고 있으며, 사람들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들이 빚어내는 소리는 별들이 제 꼬리를 이끌고 우주를 헤엄치는 음악에 가깝다. 음악은 귀를 담아야 들린다. 귀로 만져야 보인다. 귀는 손이고 귀는 눈이다. 당신의 귀를 잡아끄는 낯선 은세계의 문턱을 넘고 싶지 않은가?


작가 윤은숙은 은세계를 불러 일으켰다. 네 발로 엎드려 있던 세계를 불러 일으켜 두 발로 서게 했다. 두 발로 서면 눈길이 달라진다. 위아래 앞뒤를 자유롭게 볼 수 있다. 하늘을 바라보며 겅충겅충 춤 출 수 있다. 앞발이었던 손이 자유로워 서로 안을 수 있다. 함께 손을 잡고 걸을 수 있다. 은세계는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사랑하는 세계이다. 부디 예술이 그러했으면 좋겠다. 우리의 예술은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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